큰꼼의 세상

 

 

더위가 한풀 꺾이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산중. 

그때 어디선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키를 훌쩍 넘는 긴 창을 돌리고 있는 남자. 

아무도 없는 산중에서 6년째 살고 있다는 자연인 김종철(58) 씨다. 

날카로운 긴 창과 무림 고수 같은 기세에 눌려 조심스러워하는 윤택. 하지만 더욱 긴장한 건 자연인이다. 

예상치 못한 낯선 이와의 만남에 갑자기 손을 떨기 시작하는데... 산중의 삶이 시작되기 전, 몸도 마음도 성치 않았다는 자연인. 사실 그는 공황장애가 있었다.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서울살이를 동경했던 그는 스무 살이 채 되기도 전에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서울의 한 완구점에서 종업원으로 일을 했고, 10년 가까이 일한 끝에 작은 완구점을 차릴 수 있었다는데. 

다행히 가게 운영엔 큰 어려움이 없었고, 결혼을 약속한 여자도 만나게 됐다는 자연인. 

모든 게 순조로울 것 같았던 인생은 여자친구의 부모님이 갑자기 결혼을 반대하기 시작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부동산으로 큰돈을 벌게 된 이후, 더 좋은 사윗감을 찾겠다며 반대하기 시작한 것. 

상실감과 배신감에 방황하던 그는 결혼 생각도 접고, 운영하던 완구점도 정리했다. 

하루하루를 술로 이어가다 정신이 들었다. 

무조건, 돈을 많이 벌겠노라고. 

이후, 어묵 만드는 공장에 취직해 18년간 성실하게 일했다는 자연인. 하지만 회사의 합병 문제로 정리해고를 당하게 되면서, 일용직이며 아르바이트며 가리지 않고 일자리를 찾아 헤맸다. 

그렇게 흘러 흘러 한 당구장에서 일하게 됐는데, 그곳은 밤이면 노름판이 벌어지는 곳이었다. 

그리고 순진했던 그에게 노름꾼들이 솔깃한 제안을 해 왔다. 

미리 이자를 쳐 줄 테니, 돈을 빌려줄 수 있겠냐고. 크게 힘들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돈을 빌려주기 시작했다는 자연인. 

하지만 액수가 커질수록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수두룩했고,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게다가 정직하게 버는 돈이 아니라는 생각에 경찰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렸다는 자연인. 

결국, 몸도 마음도 탈이 났다. 

갑자기 쓰러져 실려 간 병원에서 듣게 된 그의 병명은 공황장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낯선 이를 만날 때면 증세가 심각해졌다고 하는데... 

결국, 아무도 없는 산골만이 그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살기 위해, 아무도 없는 산을 누볐다는 자연인. 

집 밖을 나가지도 못할 만큼 힘들었던 마음은 조금씩 진정이 됐고, 그는 조금씩 회복되어갔다. 

삶의 의욕이 되살아나면서 부단한 노력 끝에 지금의 터전을 일궈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집 앞의 박쥐 동굴은 저장고로 사용하고, 연못엔 메기를 넣어두고 한 번씩 낚시를 즐긴다. 

야외에서 화살나무를 우려내 거품 목욕까지 즐기는가 하면, 계곡에 세탁 장치를 만들어 손 안 대고 빨래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윤택의 허를 찌르는 유머 감각까지 갖춘 자연인! 공황장애를 딛고, 재기발랄한 산중생활을 즐기는 그의 이야기는 9 30 9 50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419회

 

나는 자연인이다 419회 - 이제 치유의 숲에 산다! 자연인 김종철

윤택의 허를 찌르는 유머 감각까지 갖춘 자연인! 공황장애를 딛고, 재기발랄한 산중생활을 즐기는 자연인 김종철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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