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인적 드문 깊은 산골, 맛있는 냄새가 산을 뒤덮었다! 투박한 손으로 갖가지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는 요리사의 정체는 자연인 김도현(55) 씨다. 윤택의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기다렸다는 듯 진귀한 음식들을 내어주는 자연인. 그의 손에는 지난 10여 년의 요리 노하우가 담겨져 있다는데. 산초 열매와 함께 구워낸 두부 요리부터 미나리 진달래 전, 아궁이에서 훈연한 멧돼지 고기까지 아낌없이 내어주고, 잠깐의 만남에도 정이 들어 선물까지 준비한 인정 넘치는 사나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베풀기를 좋아하는 그이지만, 그가 자연 속에서 살게 된 이유는 사실, 사람에게 지쳤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강원도 산골의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자연인. 가난했던 형편 탓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시골에서 갓 상경한 그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고된 건설 현장의 일용직 뿐. 하지만 그는 불평 없이 성실하게 일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30대 초반에 건축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사업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갔지만, 아내와의 성격 차이로 가정의 평화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별거라는 타협점을 선택했다. 가족이 떠났다는 상실감과 사업 스트레스, 그리고 사업을 하며 불가피했던 접대 술자리는 점점 그의 몸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숨도 못 쉴 정도로 심장이 조여오는 느낌을 수시로 받았다는 자연인. 건강을 위해 직업 전향을 고민하던 중 부모님이 갑작스러운 제의를 한다. 나이가 들어, 식당일이 힘에 부치는 자신들을 대신해 식당을 맡아 운영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자연인은 도시에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다른 형제들을 대신해 식당을 맡기로 결심한다. 특유의 친화적인 성격은 손님 유치에 적격이었고, 요리 솜씨 또한 일취월장했다. 사람이 좋아 이것저것 챙겨주던 그의 진심이 손님들에게 통한 것일까. 지역에서 손꼽히는 맛집으로 인정받으며 유명세와 동시에 경제적인 여유까지 얻었다. 하지만, 베푸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배인 자연인의 진심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돈을 빌려주고 떼이기를 수차례. 가족의 부재로 공허한 마음을 사람 간의 정으로 채우려 노력했던 그이기에, 배신감은 배가 되어 돌아왔다. 정작 자신은 챙기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베풀기만 했던 자연인. 그런 그에게 대가 없이 베풀어주었던 것은 자연이었다. 이제는 타인을 위한 삶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 식당을 정리하고 산으로 들어왔다는 자연인. 지금 그는 순수한 자연이 내어준 넓은 품속에서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건축 사업을 하며 지었던 수많은 화려한 건물들. 하지만 자신을 위해서는 겉치레를 벗어 던지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집을 지었다. 폐자재로 얼기설기 지은 집에 신문지로 도배한 집이지만, 직접 만든 이층침대에 누워 산천의 사계절을 감상하다 보면 특급 호텔의 그 어떤 멋진 뷰가 부럽지 않다고. 뿐만 아니라 식당을 운영하며 익힌 요리법과 산이 내어주는 훌륭한 재료들을 십분 활용해 끼니마다 특식을 즐긴다. 텃밭에서 무공해로 재배한 야콘, 고구마, 사과, , 호두, 배추로 만든 샐러드부터 머위 된장 버무리, 엉겅퀴 된장찌개, 특제 소스를 발라 돼지 기름에 구운 자연산 더덕구이까지. 심지어 직접 만든 두부에는 특별한 비법이 있다는데. 간수로 넣는다는 빨간 국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야무진 손으로 솟대와 새총을 만들며 아이처럼 산중의 삶을 즐기고, 일조차 놀이로 생각하며 그야말로 하루 종일 놀고먹는다는 자연인. 호탕한 웃음이 가득한 그는 오늘도 열심히 삶을 즐기고 있다.

 

해맑은 미소로 산을 누비는 자연인 김도현 씨의 이야기는 4 8일 밤 9 50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395회

 

나는 자연인이다 395회 - 인생, 맛깔나게 삽시다! 자연인 김도현

해맑은 미소로 산을 누비는 자연인 김도현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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