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온 산중에 여인의 웃음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진다. 무슨 일일까? 잘생긴 산봉우리가 둘러싸고 아름다운 계곡이 흐르는 곳에서 일흔한 살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활력 넘치는 자연인 김준자(71) 씨를 만났다. 생기가 감도는 얼굴빛과 검고 풍성한 머리카락을 가진 그녀는 산중 약초를 찾아다니며 흙투성이가 되고 불 앞에서 재투성이가 되어도 시종일관 소녀처럼 웃는다. 이 산중의 무엇이 젊음의 묘약으로 작용해 그녀를 청춘으로 되돌려준 걸까?

 

가난한 아버지와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어머니, 어린 동생 둘을 고향에 남겨두고 준자 씨는 서울로 갔다. 식모살이로 번 돈을 그대로 고향 집에 보내며 늘 달고 살았던 몸살, 아플 때마다 더 그리워지는 고향, 걱정뿐인 가족. 그리움은 더해져 결국 죽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다시 한 번 살아보기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식모살이를 면하기 위해 글자를 배우고 기술을 익혀 서울의 이발소에 취직하게 됐고 그 후로 결혼도 하고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남편과 조그마한 이발소도 차렸다. 그러던 어느 날 지병을 앓고 있던 친정 오빠의 부인이 죽고, 돌봐줄 사람 없이 남겨진 조카 셋을 맡게 된다. 아들 둘과 조카 셋 뒷바라지에 이발소 일까지 쉼 없이 살다보니 고단함에 체중이 40kg일 정도였다.

 

그러던 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팍팍한 살림 탓에 아버지를 남의 땅에 몰래 묻고 한을 안고 살아왔다. 어딜 가더라도 묘만 보였고 저들은 부자여서 자기 산에 부모님 모시고 비석도 세웠겠지 가슴 아팠던 그녀다. 다섯 아이들 결혼시키고 나니 이제는 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오고 아버지를 묻은 땅 주인한테서 묘를 옮겨가라는 연락까지 받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결심했다. ‘산으로 가자! 아버지 모셔오고 아픈 어머니 돌보며 살자.’

 

효심으로 산중 황무지를 일궈 부모님 곁에 살다 보니 10년이 젊어졌네

 

고향 산이 베푸는 야생 먹거리와 고로쇠 물에 7가지 약초를 더해서 만든 천연조미료는 그녀의 몸과 마음을 절로 젊어지게 하고, 어릴 적 아버지께 배운 천연비료로 길러내는 작물은 도시에서 고생하는 다섯 자식들의 몸에 힘을 준다. 이보다 더 무엇이 필요할까? 그렇게 12년 째. 그녀의 마음에는 봄날의 매화꽃처럼 청춘이 피어난다. 자연인 김준자 씨의 이야기는 2020 03 25일 수요일 밤 9 50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393회

 

나는 자연인이다 393회 - 당신 곁에 있습니다. 자연인 김준자

고향 산이 베푸는 야생 먹거리와 고로쇠 물에 7가지 약초를 더해서 만든 천연조미료는 그녀의 몸과 마음을 절로 젊어지게 하고, 어릴 적 아버지께 배운 천연비료로 길러내는 작물은 도시에서 고생하는 다섯 자식들의 몸에 힘을 준다. 이보다 더 무엇이 필요할까? 그렇게 12년째. 그녀의 마음에는 봄날의 매화꽃처럼 청춘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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