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인적없는 깊은 산속. 

파란 점프슈트를 입은 채 노란 마트 바구니를 들고, 뭔가를 분주하게 줍고 있는 한 남자. 

자연인 손영택(79) 씨가 줍고 있는 건 다름 아닌 골프공과 동물 배설물?! 

알록달록한 지팡이를 벗 삼아 산중을 누비고, 흙을 만지며 살아온 지 13년째. 

원초적이고 순수한 산골 살이를 여전히 즐기고 있다는 자연인. 

하지만 산골에 오기 전, 그는 제법 큰 단체의 회장님이었다고 하는데... 

부와 명예를 누리며, 부족함 없이 살아왔을 회장님은 왜 깊은 산골의 자연인으로 살아가게 됐을까?

 

깊은 산골에서 태어났다는 자연인. 

흙을 만지며 살기 싫었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도시로 향했다. 

이후 안정적인 철도 공무원으로 취직했지만, 더 큰 돈을 벌어 성공하고 싶다는 야망이 있었고, 결국 화물차 기사들에게 운송을 주선하는 운수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수완이 좋았던 덕에 사업은 안정적인 길을 걷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운전을 하며 예민해진 일부 화물차 기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불만을 접수했던 것. 

상하차 지역과 배달 품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단 이유로 책상을 엎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그들을 달래야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자연인은 온갖 스트레스를 속으로 삭여야만 했다. 

험한 업계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은 그는 결국 운송업 협회의 회장직까지 맡게 되었다는데... 

하지만 회장이 된 이후에도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는 여전했다. 

회장인 그가 맡은 일은 화물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 

하지만 그 복잡하고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온갖 항의에 시달려야 했다. 

화려해 보이는 회장이라는 허울 뒤에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 그에게 위로가 되어준 것은 자연이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터질듯한 날엔 어김없이 산에 올랐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는 자연인. 

결국, 자연 속에 눌러앉아 살기로 결심한 그는, 자식들이 장성하고 회장 임기를 채운 후, 미련 없이 도시를 떠났다. 

주어진 소임을 다 했으니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도시에서부터 계획해온 꿈같은 산중생활! 

평소 틈틈이 스크랩 해둔 신문 속 전원주택을 참고삼아 집을 짓기로 했다는데... 

하지만 현실은 평지가 없는 산비탈! 

결국 수평을 맞추기 위해 공중에 집을 띄워서 지었고, 바닥 아래 빈 공간엔 황토방을 만들어, 1,2층이 다른 특별한 집을 완성했다. 

뿐만 아니라, 나무에 그물을 이어 만든 미니 골프장은 그가 제일 아끼는 공간 중 하나다. 

닭장엔 자동문을 만들어 닭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게 했고, 호스와 막대기만으로 청소기를 만들어낸다. 

그가 쉼 없이 계획하고 움직이는 비결은, 무엇을 하든 제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이라는데... 

, , 소 크기의 4형제 가마솥을 만들어 음식의 용도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고, 산행 시엔 약초 책이 필수. 

게다가 확고한 요리 철학을 가진 자연인. 

고추장을 넣지 않은 조롱밥 비빔밥부터 사골로 끓인 버섯전골까지 척척 해낸다. 

조금 엉뚱하지만 치밀한 자연인. 계획적인 산골살이의 대미를 장식할 대형 프로젝트가 남아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계획일까?

 

계획대로 들어온 산에서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자연인 손영택 씨의 이야기는 오는 3 11일 밤 9 50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391회

 

나는 자연인이다 391회 - 깊은 산골 회장님 자연인 손영택

계획대로 들어온 산에서 예측할 수 없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자연인 손영택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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