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의문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산적들이 우글거려, 옛날부터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깊은 산골.
그곳에 8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아침, 저녁으로 대북을 연주하며 그 소리로 산중의 만물을 달래고 자신의 삶도 위로하며 살아왔다는 남자.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어 마지막으로 택한 것이 산중의 삶이었다는데... 그에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
손이 귀한 종갓집 3대 독자로 태어난 자연인.
그에게는 어머니가 둘이다. 낳아준 어머니와 길러준 어머니.
아버지는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서 자식이 생기지 않자 두 번째 부인을 들였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연인이 3살이 되던 해, 아버지의 두 번째 부인이자 자연인의 친어머니는 집에서 쫓겨나게 된다.
어릴 적, 마을에서 알고 지내던 아주머니가 자신의 친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사랑으로 자신을 보살피고 있는 양어머니를 위해서라도 아는 척할 수 없었다는 자연인.
눈앞에 엄마를 보고도 엄마라 부를 수 없었던 그는 늘 마음이 허전했다.
하지만 스무 살 어린 나이에 혼인해 처자식이 있었던 그는 그리움에 빠져 살 여유가 없었다.
야심차게 시작한 건설업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기 일쑤였고, 이후 고물 장사, 꽃 장사, 야채 장사부터 산판 일에 도축업까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는데.
그렇게 모은 돈으로 재기를 꿈꾸며 다시 한번 건설업을 시작했지만, 또다시 실패를 맛보게 된다.
재산도, 건강도 잃고 가족과의 불화까지 생긴 그는 한순간에 무너져버렸고, 가슴속에 눌러 담았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한까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모든 게 엉망인 삶이라는 생각에 죽을 결심도 여러 번.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마지막으로 택한 것이 이 산골의 삶이었다.
마을 사람들조차 발길을 꺼린다는 흉흉한 깊은 골짜기.
그곳에서 그는 오히려 삶의 의지를 되찾았다.
‘내일 죽더라도, 오늘은 열심히 살자’고 다짐하며 충실히 하루를 살아냈고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쌓여온 그의 생활 원칙은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 것.
20가지 약재를 넣고 흑염소탕을 끓여 먹기도 하고, 망치로 얼음을 깨 가며 메기를 잡아 근사한 메기찜을 만들어낸다.
1년 전에 따 둔 버섯을 염장해 방금 딴 듯 싱싱하게 보관하고, 말린 약재들을 항아리에 넣어서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 등은 그가 이곳에서 살아가며 스스로 터득한 삶의 방식.
비닐 포대로 눈썰매를 타고, 키우고 있는 가축들을 아기 돌보듯 예뻐하며 잃어버린 웃음도 되찾아가고 있다는 자연인.
사실 이 모든 것이 산중에 자리 잡은 후 찾아왔던 특별한 손님 덕분이라고 하는데...
모든 걸 포기하고 들어온 산중에서 마지막 기회를 움켜쥔 그의 이야기는 2021년 1월 20일에 방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