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온 세상을 꽁꽁 얼린 매서운 추위가 깊은 산속에도 찾아왔다. 

숲은 새하얀 눈으로 뒤덮이고 계곡은 두껍게 얼어붙었지만, 이런 혹한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발 1,100m의 설산에서 겨우살이를 채취하는가 하면 얼음 속에서 물고기를 건져 올리는 한 남자가 있다. 

우직한 체격에 날카로운 눈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낯선 사람에게도 해맑은 미소를 보이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 자연인 사공철(55) 씨다.

 

대대로 내려오는 가업을 물려받아 한옥을 지었던 자연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젊은 나이에 이혼의 아픔을 겪고, 홀로 아들을 키우게 되었다. 

한 번 일을 나가면 6개월씩 집을 비워야 했지만 먹고살기 위해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가 열심히 일할수록 아들이 외로워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여기며 그 미안함을 애써 무시했다. 

그렇게 열여덟 살이 된 아들은 용돈을 벌기 위해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일한 지 13일 만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자라는 동안 옆에 있어 주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추억 하나 만들어 주지 못한 죄책감에 자연인은 가슴이 찢어질 듯 괴로웠다. 

아들의 빈자리를 견딜 수 없었던 그는 그 아픔을 잊기 위해 산을 선택하게 되었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없던 불면증과 화병까지 생겼으니 그의 몸도 정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겨내야만 했다. 

납골당에 있는 아들의 유골을 이 너른 품으로 데려 오기 위해서, 더 이상은 아들을 홀로 외롭게 두지 않기 위해서! 자연인은 그렇게 산 생활에 적응해야만 했다. 

앞마당에는 정자를 짓고, 산과 밭에는 먹을거리를 심어 풍족하게 만들고 나면 아들을 데려올 것이다. 

그는 언젠가 다가올 그날을 매일 같이 수첩에 그려 넣고 꿈꾼다.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을 아들을 위해 오늘도 힘을 내는 자연인 사공철 씨. 

그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산중 겨울 이야기는 2021년 1 13일 방송되었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434회

 

나는 자연인이다 434회 - 혼자가 아닌 나! 사공철

해발 1,100m의 설산에서 겨우살이를 채취하는가 하면 얼음 속에서 물고기를 건져 올리는 한 남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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