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아흔여섯 번째 여정은, 청주로 떠난다.

충북 교통의 요지로써 수많은 사람과 물자가 오가며 번화했지만 골목길을 들여다보면 옛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도시, 청주.

추억을 지키며 정답게 살아가는 청주의 이웃들을 찾아 떠나본다

 

▲ 자연과 전통문화를 함께 즐기는 ‘문의 문화재 단지’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길을 걷는 김영철. 청주 여행의 첫 발걸음은, 오래전 대청호로 인해 수몰된 마을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문의 문화재 단지’이다.

대청호 물 아래로 사라진 마을의 모습을 상상하며 영영 잊혀질 뻔한 마을을 둘러보는 김영철.

수몰민들의 그리움과 삶의 흔적을 생각하며, 대청호가 한눈에 보이는 ‘문의 문화재 단지’에서 청주 한 바퀴를 시작한다. 

 

 

 

▲ 두모리 마을의 특별한 가을걷이! 전통 미꾸라지 추어탕 

 황금 들판이 펼쳐진 시골길을 따라 걷는 김영철.

논밭 한편에서 미꾸라지를 잡는 두모리 마을 주민들을 만났다.

고대부터 지금까지 쌀농사의 전통을 잇고 있는 청주는 요즘 벼 수확이 한창이다.

미꾸라지를 잡고서 함께 마을로 올라가 보니 작은 돌담을 쌓아놓은 아담한 동네가 나온다.

알고 보니 이곳 주민들은 추수철이 되면 논밭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추어탕을 끓여 먹으며 한해 농사를 마무리 짓는다는데...

가을걷이가 한창인 지금, 마을 사람들의 전통 음식인 추어탕 한 그릇을 맛본다.

 

 

 

▲ 제3의 인생을 살다, 술 빚는 부부 

 가을 향기가 물씬 나는 골목의 작은 양조장.

그곳에서 만난 부부는 전통주를 빚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직장을 은퇴한 뒤 제2의 인생으로 사진관을 차렸었다는 부부.

18년간 사진관을 해오던 부부는 또 다른 인생을 살기 위해 남편의 고향인 청주로 귀촌해 술을 빚기 시작했다는데.

더 나은 술을 빚기 위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통주를 배웠다고 한다.

직접 만든 누룩과 백설기를 섞어 100일을 발효시키며 본인들만의 술맛을 만들어냈다는 부부.

사진기를 잡던 그 시절과는 또 다른 보람을 느끼며 살아간다고 한다.

고향에 돌아와 술을 빚으며 제3의 인생을 빚어내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도심 속 역사, 옛 청주역

 도심으로 들어온 김영철이 처음 발견한 것은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복원해놓은 옛 청주역.

기찻길부터 건널목까지 섬세하게 복원되어있어 청주 시민들의 추억을 떠올리는 장소가 됐다고 한다.

충청북도 교통의 중심이자 만남의 광장이었던 옛 청주역을 통해 도심의 역사를 알아본다. 

 

 

 

▲ 옛날 목욕탕의 대변신, 이색 카페

 충청북도 교통의 중심지였던 청주.

과거 청주역이 있던 자리는 수많은 사람이 오갔던 만큼 여관과 목욕탕이 많았다고 한다.

길을 걷다 보이는 이색적인 외관의 건물을 발견하는 김영철.

사실 이곳은 1988년 지어진 8층 규모의 목욕탕이었지만 지금은 카페로 재변신을 했다.

사장님의 선친께서 고생한 아내에게 환갑선물로 주고자 고(故) 김수근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겼다는 건물.

세월이 흐르고 목욕탕을 오는 손님들이 줄어들자 아버지가 물려준 목욕탕을 지키기 위해 목욕탕을 카페로 변신시켰다는데...

아버지의 유산이자 시민들의 추억의 장소인 이곳을 지켜가는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역사를 품은 청주 ‘문화제조창’ 

 1946년 11월 1일 개설된 청주의 연초공장.

한때 2,000여 명이 근무하고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며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했지만 시간이 지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5년간 방치됐던 제조창은 2019년 젊은 공예가들에게 무료로 작업실을 마련해주고, 시민들이 직접 공예를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 됐다.

문화제조창에 전시된 사진들을 보며 청주의 지난 역사를 알아본다. 

 

 

 

▲ 추억의 간식 ‘쫄면과 크로켓’ 

 ‘쫄면과 크로켓?’ 흔하지 않은 조합에 호기심을 보이는 김영철.

바삭하게 튀겨 담백한 크로켓과 매콤한 쫄면의 조합은 사실 청주 여고생들의 추억의 간식이라고 한다.

간식이 많지 않던 시절, 쫄면과 크로켓을 파는 가게는 여고생들의 아지트이자 미팅 장소였을 만큼 인기였다고.

세월이 흘러 그 시절 찾아오던 학생들은 직장인이 되었고, 어머니의 손잡고 오던 아이들은 다 큰 성인이 되었다는데...

청주 시민이라면 잊지 못하는 추억의 간식을 맛본다. 

 

 

 

▲ 쪽방 위의 꿈, 부부의 작은 국수 공장 

 골목에서 만난 또 다른 이웃, 여덟 평 남짓 한 작은 가게에서 국수 공장을 하는 부부를 만났다.

사업 실패 후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바쁘게 살아온 부부가 인수했다는 가게.

새벽 4시부터 밀가루를 반죽해 국수를 뽑고, 아침엔 국수 면을 배달하며 생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나오는 쪽방에 살면서 쉬는 날 없이 일하길 30년.

이제는 작은 집을 얻어 살만큼 형편이 나아졌지만, 부부는 여전히 새벽잠을 줄이며 국수를 뽑는다.

가난했지만 가족이 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던 부부의 이야기를 듣는다.

 

 

 

▲ 원도심 달동네의 숨겨진 식당, 노부부의 버섯찌개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달동네.

텃밭과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골목길에서 노부부를 만난 김영철.

허름한 주택을 개조한 식당에서 장사를 시작한 지 29년째라고 한다.

농사는 물론 버섯을 캐며 요리까지 직접 하는 아내와 서빙과 청소를 한다는 남편.

누가 알고 찾아올까 싶지만, 아는 사람들은 알음알음 찾아온다는 작은 식당이다.

새벽마다 산에 올라 자연산 버섯을 캐고, 집 앞 텃밭에서 기른 채소만을 사용하여 음식을 만든다는 노부부의 건강한 버섯찌개를 맛본다. 

 

우리가 잊고 살아온 추억이 서려 있는 동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정다운 미소로 반겨주는 청주 시민들의 이야기가 2020년 11월 14일 방송되었습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다시보기 96회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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