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그의 정원에는 거북이 7마리가 산다? 

볼품없던 나무를 정성스레 깎아 산속을 유영하는 거북이를 만든 자연인! 

그의 손을 만나면 나무는 살아 숨을 쉬고 버려진 기왓장은 선이 아름다운 화분이 된다. 

돌만 가득했던 정원에 풍부한 생명력을 불어넣은 이 섬세한 기술자는... 

의외의 퉁퉁한 무쇠 손을 가진 6년 차 자연인 이경부(60) ! 

소위 불곰 같은 모습으로 아기자기한 정원을 꾸미는 반전 매력의 이 남자는 대체 어디서 왔을까?

 

6남매의 막내로 태어난 자연인. 

하지만 어린 막둥이로 사랑을 받기도 전 부모님을 잃고, 17살 나이에 오직 만 원 한 장과 함께 겁 없이 집을 나왔다. 

숙식이 제공된다는 말에 혹해서 들어간 짜장면 집.

500원의 봉급도, 선배들의 괴롭힘도 근성으로 버티며 주방장에까지 올랐지만 그는 온갖 수모보다도 허리에 둘러진 앞치마가 답답했다. 

주방에 갇혀있기보다 흙에서 구르고 돌을 만지고 싶었다는 천생 산()남자. 

그렇게 앞치마를 집어던지고 시작한 조경 일은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싶게 즐겁고 제 옷인 양 딱 맞았다고. 

하지만 2003년의 어느 날 예정된 불행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 

가족력이었던 뇌혈관계 질환이 중풍으로 찾아온 것. 

마비로 말문이 닫힌 채 중환자실에서 보냈던 몇 개월은 가족의 곁을 떠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홀로 견뎌야 했던 공포의 시간이었다. 

그 외롭고 긴 터널의 끝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이 산을 선택했다.

 

맑디맑은 공기와 보물 같은 약초들, 또 내 마음대로 변하는 나만의 정원. 

푸르른 이곳에서 좋아하는 일로 시간을 보내니 건강은 저절로 따라왔다. 

그때는 싫었던 앞치마도 나와 주변 사람들을 위해 동여매자 오히려 행복한 일상이 됐다. 

혈관에 좋은 망개 뿌리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부터 커다란 항아리로 요리하는 비법 훈제 삼겹살, 밀가루 덩이를 가닥 가닥의 면발로 직접 뽑아 만든 꿀맛 수타 짜장면까지! 

과거 요리사였던 자연인의 뛰어난 요리 솜씨는 자연의 노하우와 만나 더 특별하다. 

또 남은 음식을 언덕 위 너구리 부부에게 나눠주는 넉넉한 마음씨는 덤이다. 

말을 잃을 만큼 힘든 인생길에서도 마음의 따뜻함 한 조각은 늘 잃지 않았던 푸근함의 소유자, 자연인 이경부 씨의 이야기는 2020년 11 4일 방송되었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424회

 

나는 자연인이다 424회 - 상남자의 반전 산골! 자연인 이경부

말을 잃을 만큼 힘든 인생길에서도 마음의 따뜻함 한 조각은 늘 잃지 않았던 푸근함의 소유자, 자연인 이경부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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