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산줄기 사이로 금강이 휘감아 도는 땅, 금산!
산과 강이 품어내 귀한 인삼부터 깻잎까지
초가을 건강한 향기가 금산에 퍼져오면
그윽한 향에 취하고 맛에 반하다!
그 가을의 향기, 충남 금산
■ 3대 가족, 1500년 전통 인삼 향기를 품고 살아가다
금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삼!
전국 인삼 생산량의 70%가 유통되고 있는 금산은 개삼터의 전설이 전해오는 인삼의 본고장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3대째 인삼 농사를 이어가고 있는 임동현 씨. 오늘도 산과 들을 뒤덮은 검은 차광막 사이로 분주히 움직인다. 인삼은 시간과 정성으로 키우는 귀한 작물. 예정지 관리부터 5년 가까이 매일 밭을 오가며 정성을 다하고 있다고. 오랜 세월을 이어온 금산의 전통 인삼 재배 농법은 세계 농업유산에 등재된 귀한 유산이기도 하다. 인삼 농사가 싫어 잠시 다른 일을 하다 돌아왔다는 임동현 씨는 대대로 이어진 아버지의 지혜를 스승 삼아 베테랑 농부로 거듭났다. 이제 굵직굵직한 인삼 재배는 거뜬하다!
금산에 인삼향기가 퍼지고, 수확이 시작되면 가족들은 인삼 듬뿍 넣어 수육과 닭백숙을 만들어 대접하고 다 같이 곡삼을 만드느라 바쁘게 몸을 움직여야 했다. 수확이 끝난 밭에 남은 인삼이삭을 주워 인삼이삭무침도 만들고, 바싹 말려둔 인삼을 활용해 약꿀도 만들어 보관한다. 인삼 농사를 이어가고 싶다는 딸과 아들을 위한 인삼치즈단호박찜까지 더해지면 3대가 모두 좋아하는 한 상이 완성된다. 건강한 밥상으로 든든히 챙겨 먹고 다시 분주해진 임동현 씨 가족! 100일간 단단한 인삼 씨앗을 벌려주는 개갑작업을 시작으로 인삼밭 방향 잡기까지, 다시 인삼 농사가 시작됐다. 대를 이어오고 대를 이어가길 바라는 진한 인삼 사랑이 담긴 임동현 씨 가족을 만난다.
■ 비단 물길 따라 약초 향기가 흐르고 – 수통리 적벽강 마을
그림처럼 강물이 마을 전체를 휘감고 지나는 물돌이 마을 수통리.
대나무를 깎아 오리발 모양으로 만들어, 고기를 몰아 잡는 ‘오리치기’의 추억이 전해지는 곳. 강에서 고기를 잡아 손질해 돌 위에 말려두고 또 잡으러 나가기 바빴던 그 옛날. 수통리 어르신들은 추억 하나하나가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집마다 방문해 사진과 물건을 모아 마을 역사관을 만들었다. 마을 역사관에서 사진도 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니 지나간 세월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처음 섶다리를 건너 시집오느라 무서웠던 일, 마당밟이가 오면 신이 나고, 강이 길이 되어주던 날들. 마을에 강이 있어 약초 농사가 잘되고, 물고기를 잡아 팔 수 있어 오지마을이어도 좋았다고. 잉어약초백숙과 잔대어죽은 힘들고 고된 날도 잊게 해준 고마운 한 끼였다. 그때가 훨씬 정겹고 좋았다는 이정애 어르신의 말처럼 정겨웠던 수통리 어르신들의 오래된 삶의 향기를 만나러 가보자.
■ 추부면을 향기로 물들이다 – 금산 깻잎 이야기
금산의 밤을 환하게 밝히는 들녘의 주인공, 추부 깻잎.
깨를 얻기 위한 농사가 아니라 잎을 얻기 위해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는 추부면.
아침이 밝아오자 하우스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깻잎을 따기에 바쁘다.
허리 한번 못 펴고 매일 깻잎을 따야 하는 수고로움에 몸이 아플 때도 있지만, 시기를 놓쳐 뻣뻣해지는 깻잎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분주히 손을 움직인다.
옛날 금산 장터에서 팔았다는 추계탕은 닭과 미꾸라지를 넣는 독특한 조리법으로 깻잎을 듬뿍 넣어 완성된다. 온종일 깻잎 따고 나니 이만한 보양식이 없다. 추계탕에 가을에 노랗게 변한 단풍깻잎을 삭혀 만든 단풍깻잎찜과 미꾸라지튀김까지 더해지면 깻잎 따느라 고생한 하루도 까맣게 잊혀진다.
고생해서 딴 깻잎이 서울에서 500원, 1,000원에 팔릴 때면 속이 상해 만들게 되었다는 깻잎떡과 깻잎차.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잎이 두껍고 향이 진하기로 유명한 추부깻잎은 떡이나 차로 만들면 은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쌈채소로 즐길 때보다 향은 줄어 들지만, 깻잎을 향한 추부 사람들의 애정과 삶의 향기는 점점 더 깊어간다.
■ 형제는 용감했다! 깊고 진한 삶의 향기 - 민물새우 가족
금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형제가 있다.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두 형제가 새롭게 시작한 것은 바로 민물새우 양식이다. 마을의 작은 하천에서 흔하게 잡혔던 토하와 줄새우를 비롯해 동남아에서 건너온 큰징거미새우까지 키우기 시작한 지 3년째. 형제가 함께하니 훨씬 좋다는 형의 말처럼 두 형제는 농사와 새우양식까지 손발이 척척 맞는다. 가족들의 별식인 민물새우 중에 가장 큰! 큰징거미새우로 만든 새우구이는 쫄깃한 식감에 랍스터를 떠올리게 한다. 하천에서 흔하게 잡던 토종 민물새우의 추억을 간직한 어머니에게는 토하뭇국이 더 입맛에 맞는다고. 어머니가 토하뭇국을 끓이자 베트남이 고향인 둘째 며느리도 맥주를 넣고 큰징거미새우찜을 선보인다. 면을 좋아하는 가족들이 모이면 꼭 먹는다는 새우 듬뿍 넣고 끓인 칼국수도 더해지면 가족들의 밥상에는 오래된 옛 맛과 새로운 맛이 어우러져 더욱 깊은 향기가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