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솔루션 경쟁력 강화에 나서 주목된다. 최근 인사에서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이자 파운드리 전문가를 자회사 대표로 선임하고, 낸드플래시 성능 향상에 중요한 솔루션 개발 조직을 만들었다. 비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 의지가 엿보여 관심이 쏠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그룹 인사에서 SK하이닉스시스템IC 신임 대표에 이동재 부사장이 선임됐다.

현 대표이사인 김준호 사장은 2017년 분사 후 설립된 회사를 흑자 기조로 안정화한 후 기술력 기반의 제2 성장을 위해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주기로 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 신임 대표로 선임된 이동재 부사장은 그간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해온 인사다. 2014년 SK하이닉스 근무 시작서부터 파운드리 사업을 맡았고, 2017년 SK하이닉스가 사업부를 분사해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설립했을 때 이 부사장도 함께 이동해 최고운영책임자(COO) 역할을 맡아 왔다.

이 부사장은 반도체 및 파운드리 산업에 오랜 경험을 쌓았다. 반도체 엔지니어로 삼성전자에 처음 입사했고, 이후 차터드세미컨덕터에 근무했다. 차터드는 세계 3대 파운드리 업체로 꼽히던 기업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차터드는 파운드리 업계 재편으로 2010년 글로벌 파운드리에 인수됐다. 이 부사장은 2009년 SKE&C에 입사하면서 SK와 연을 맺었다.

<이동재 SK하이닉스시스템IC 대표>

 

SK가 파운드리 수장을 새로 선임한 건 관련 사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K는 파운드리 사업 재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세우는 중이며, 규모 확대를 위해 올해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 인수도 추진했다.

중국은 파운드리 고객사인 반도체 설계 업체가 많아 합작 형태로 진출했고,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 인수는 규모의 경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메모리 경기 악화, 파운드리 수요 증가 등 영향으로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 인수는 불발됐지만 파운드리 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확인시켰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CMOS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DDI), 전력관리칩(PMIC)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사물인터넷(IoT)이나 자율주행차 발달로 수요 및 중요도가 확대되는 반도체로 SK는 미래 성장성을 보고 파운드리 사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출범 첫해인 2017년 77억원 순손실을 낸 뒤 2018년 순이익 606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해 가시적 성과도 보이고 있다.

 

<2017년 출범한 SK하이닉스시스템IC 제막식 모습<사진=전자신문DB>>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조직개편을 통해 솔루션 개발 부문도 강화해 눈길을 끈다. 회사는 '낸드개발사업' 조직을 '낸드개발'과 '솔루션개발'로 나눴다. D램 개발, 낸드 개발, 패키지앤테스트(P&T)와 함께 솔루션 개발이 중요 조직으로 부상했다. 솔루션개발은 낸드플래시 성능 향상에 필요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응용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로 구성된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컨트롤러와 펌웨어가 중요하다. 컨트롤러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제어해서 데이터를 읽고 쓰고 저장하게 해주는 시스템온칩(SoC) 형태 반도체고, 펌웨어 SW는 컨트롤러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같은 낸드플래시 칩을 사용하더라도 컨트롤러와 펌웨어에 따라 성능 차이가 발생하는데,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중요성 때문에 솔루션 개발을 별도 조직으로 분리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응용 제품을 만들어 시장 요구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엿보인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가 약점이다. D램은 세계 2위지만 낸드는 5위권이다. 3분기에는 낸드 점유율이 9.6%로 떨어지면서 인텔에 5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밀려났다. 이에 솔루션 분야 기술 강화로 낸드 사업 경쟁력 향상을 도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 128단 1Tb TLC 낸드플래시와 개발 중인 솔루션 제품. <사진=SK하이닉스>>

 

출처 : 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