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각박하고 정신없이 바쁜 삶 속에서도 누구나 숨구멍 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을까. 

지난날, 자연인 전재범(57) 씨의 숨통을 트여 준 건 바로 여행이었다. 

정해진 곳 없이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걷고 또 걷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자유와 여행이 없는 삶은 떠올릴 수조차 없던 그 시절, 그런 그가 과일 장사를 시작한 건 그야말로 불행이었다. 

단 하루도 문을 닫을 수도, 잠시도 자리를 비울 수도 없었기 때문. 

과일 가게에 묶여 있던 6년 동안 그는 제 자리를 떠나 옮겨 심어진 야생화처럼 하루하루 말라만 갔다.

 

누군가가 나를 가두지 않았지만, 스스로 갇혀있는 감옥 같았어요.”

 

어느 날 자연인은 큰맘 먹고 아르바이트생에게 장사를 맡긴 채 여행을 떠났고, 아름다운 그 품에 닿게 되었다. 

어린 시절 살던 곳과 비슷한 곳, 언젠가는 찾으려 했던 고향땅과 너무나도 닮은 그곳에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자연인. 

그는 주저하지 않고 배낭을 챙겨 산으로 향했다. 

얽매인 삶, 스스로 만든 그 감옥에서 드디어 탈출을 하게 된 것이다.

 

첫눈에 반한 그 품에서의 일상은 매일매일이 행복일 수밖에 없다.

8년에 걸쳐 요새와 같은 멋진 집을 지었을 때도, 버려진 땅에 갖은 채소를 심어 풍족한 텃밭으로 탈바꿈했을 때도 자연인은 힘든 줄을 몰랐다. 

그에게 산속에서의 모든 건 일이 아니라 놀이 그 자체였으니까. 

자연인의 기발한 상상력과 뛰어난 손재주가 만나면 평범한 돌이 거북이 되기도 하고, 도깨비가 되기도 한다. 

낮이면 돌과 나무로 집을 꾸미고 밤이면 달빛 아래에 앉아 흘러간 옛 가요를 들으며 감상에 젖는 하루. 

인생 여행의 종착지라고 생각하는 그곳에서 닭, 강아지와 대화를 나누고 나무와 놀다 보면 하루가 심심할 틈 없이 짧기만 하다.

 

인생의 마지막 여행지에 정착한 방랑 자연인! 

날마다 여행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는 전재범 씨의 이야기는 10 21일 수요일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422회

 

나는 자연인이다 422회 - 방랑객의 마지막 여행! 자연인 전재범

인생의 마지막 여행지에 정착한 방랑 자연인! 날마다 여행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는 전재범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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