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내리쬐는 산중, 듣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계곡 소리를 따라 도착한 그곳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기다란 수염에 허리까지 오는 백발.
부서지는 계곡을 배경음악 삼아 책을 읽고 있는 자연인 허하형(71) 씨.
공자와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꿰고 있고, 사소한 것 하나에도 사물의 이치와 깨달음을 논하는 도인 중의 도인이다.
하지만, 그도 한때는 누구 못지않게 돈을 쫓으며 살아왔다고 하는데...
평범한 농사꾼이었다던 그는 어쩌다 산골의 도인이 된 걸까.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농사만 지었던 자연인은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했다.
하지만 농사보다 공부에 더 많은 관심이 갔던 그는 항상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가난해서 못 배웠다는 설움을 떨치지 위해, 우선은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고 생각한 자연인.
배운 건 농사뿐이었으니, 농사로 돈을 벌겠다며 형과 함께 나섰다.
고소득 작물이라고 해서 시작한 파인애플 농사.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후와 온실의 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덤벼든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에도 농사는 번번이 실패였고 결국 얼마 남지 않은 땅을 팔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던 형제.
하지만 그 돈마저 사기로 잃게 되고...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는 형제에게 남은 선택은 하나였다.
선산에 들어가, 산골 생활을 시작하는 것.
마음껏 공부가 하고 싶었고, 꿈을 펼치고 싶었던 자연인.
그걸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며 발버둥 쳤지만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산에 그가 원하는 것이 다 있었다.
산이 주는 것들로는 풍족하진 않아도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었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 덕에 그가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함께 들어온 형과 산 생활에 적응해가며, 글 공부를 해가며 지내왔다는 자연인.
하지만, 12년 전 형의 죽음 이후. 그는 치열한 홀로서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스스로 비무도인(比無道人: 비교할 자가 없는 도인)이라 부르며, 38년 베테랑 산사람의 위용을 뽐내는 자연인.
산에서 오직 독학으로 쌓아올린 요가 실력을 뽐내고, 죽순을 따다 된장 국수를 만들기도 하고, 붓으로 순식간에 대나무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산에서 38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내왔지만, 앞으로의 시간들이 여전히 기대된다는 산중의 진짜 도인! 그 탄생 비화는 오는 7월 8일 밤 9시 50분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