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을 거치면 요리도 예술이 된다! 회와 초밥은 기본, 일본식 기법으로 바삭하게 튀긴 제철 산나물 튀김과 특제 소스를 발라 매콤한 오코노미야키까지! 화려한 손 기술에 눈으로 한번 입으로는 끊임없이 놀라게 하는 산중 일식집의 주인, 자연인 김창규(50세) 씨. 25년간 도시에서 일식집 주방장으로 일해 왔지만, 사실 어릴 적부터 그의 장래 희망은 ‘자연인’이었다!
산을 사고, 그곳에 멋진 집을 짓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돈을 벌어야만 했다. 자연인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식집 주방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온종일 손에 물을 묻혀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겨울에는 동상을 달고 살았으며 저녁에는 손이 퉁퉁 부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꿈 하나만 보고 나아간 날들이었다. 한 길만 파던 그의 노력은 성공적이었다. 그렇게 고생해서 모은 돈으로 일식집을 차리게 된 것. 하지만 동시에 돈 냄새를 맡고 온 검은 사람들이 그를 유혹했다. 수차례의 사기와 배신보다 무서웠던 것은 꿈을 잃어버린 채 돈만 좇고 있던 자신을 발견했을 때였다. 자연인은 그 길로 전국 방방곡곡에 있는 산을 찾아 떠났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산속 터를 보자마자 멈춰있던 그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5년간의 설득 끝에 아내와 함께 산으로 온 자연인. 산에 들어와 둘만의 보금자리를 손수 지어나갔고 그러다 밤이 되면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며 수많은 약속을 했다. 어느새 같은 꿈을 바라보게 된 두 사람. 그렇게 행복의 매듭이 지어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예고 없이 찾아온 아내의 유방암 선고. 오랜 병원 생활 끝에 아내는 결국 그의 곁을 떠나고 말았다. 항상 그를 안아주었던 아내, 그리고 어딘가 아내를 닮은 이 산. 그래서일까. 아내가 그리울 때마다 그의 발걸음은 더욱 산으로 향했다. 아내의 품을 닮은 너른 자연 속에서 그의 마음에도 차츰 새살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아내와 함께 심었던 아로니아를 가꾸고, 함께 지은 집을 보수하며 지난 추억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자연인. 그의 곁에는 여전히 아내가 함께하고 있다.
자연의 품에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며 하루는 위로를, 또 하루는 감동을 받으며 살아가는 자연인 김창규 씨의 이야기는 6월 3일 수요일 밤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