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공사 현장을 연상시키는, 폐자재로 만든 집 한 채. 투박한 외관과는 어울리지 않는 소품들이 눈길을 끄는데. 화려한 여성 의류와 곳곳에 놓인 거울들! 꾸미기 좋아하는 여자 자연인의 집이라고 추측한 순간. 풍채 좋은 중년 남성이 등장했다?! 수상함도 잠시, 반짝이 옷으로 갈아입고 나타난 자연인 박문수(71) . 특유의 넉살 좋은 웃음과 함께 현란한 스텝을 밟는 그는 누구보다 즐거워 보인다. 산에서의 모든 날이 인생의 가장 젊은 순간이라 예찬하는 그는 어떤 이유로 산에 들어왔을까.

 

특유의 익살스러움과 타고난 끼로 온 동네를 주름잡은 자연인.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겠다며 군 제대 후 도시로 떠났다. 하지만, 당찬 포부와는 다르게 중졸이었던 그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그리 많지 않아,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시작한 옷 장사. 여자 옷을 입고, 화장까지 해가며 행인들의 이목을 끌었고, 장사는 잘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장이 서는 곳을 찾아다니며 장사하는 장돌뱅이 생활은 아내와 세 아이들을 건사하기엔 역부족. 결국 지인의 소개로 건설 현장의 관리직을 맡게 된다. 타고난 일머리 덕에 현장 일은 금세 적응할 수 있었지만, 건설 일에는 문외한이었기에 남들보다 배로 노력해야 했다. 설계도면이 눈에 들어올 때까지 밤새도록 들여다보는 집요함과 근성으로 베테랑들 사이에서 버텨온 자연인. 결국, 본인이 직접 회사를 차릴 수 있었다는데... 아무리 까다로운 공사도, 먼 지역의 공사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달려온 그였다. 하지만 돈은 좀처럼 모이지 않았다. 수금은 어려웠고 인건비는 계속 나가는 탓에 빚을 지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일에 치이고 세월에 휩쓸리다 보니, 흥 많고 패기 넘치던 젊은 날의 그는 사라진 지 오래. 나이가 들수록 일은 줄어들었고, 남은 건 늙어가는 몸과 지친 마음이었다.

 

그의 마음을 위로해준 것은 산이었다. 무엇을 해도 나이의 구애를 받지 않는 곳. 그것이 자연인을 산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산에서 자유롭게 살겠다는 꿈을 갖고 산에 들어온 자연인.

건설 현장 35년간의 노하우를 이용해 컨테이너에 황토를 바르고, 구들장을 깔았다. 보금자리를 다지고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건강하고, 밝았던 젊은 날의 자신의 모습을 되찾기로 한 것. 춤과 노래를 좋아했던 그는 옷 장사를 했을 때 남았던 반짝이 옷을 입고 자신만의 독무대를 즐긴다. 나이는 어쩔 수 없는지, 좋아하는 노래 가사를 까먹을 때가 많아, 직접 가사집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오랜 공사 현장 근무로 약해진 기관지를 생각해 산 곳곳에 심은 도라지는 칡 순, 잔대, 스테비아와 함께 튀김으로 즐기고. 30년 된 된장으로 만든 백숙은 보약 그 자체. 틈만 나면 강아지와 장난치고, 뜸한 입질에 직접 물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를 잡는 그는, ‘아직 한창인 나이. 누구보다 젊은 71세로 살아가고 있다.

 

104세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젊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자연인 박문수 씨의 이야기는 오는 6 10일 밤 9 50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403회

 

나는 자연인이다 403회 - 내 생애 가장 젊은 날! 자연인 박문수

104세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젊게 살겠다고 다짐하는 자연인 박문수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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