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울창한 대나무 숲에서 곡예 공연이 펼쳐졌다?! 5m 남짓한 대나무를 손도 안 댄 체 어깨에 얹고 가는 균형감각부터, 허리를 자유자재로 꺾는 유연함까지 선보이는 남자. 자연인 양기영(70) 씨다. 일흔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건강의 비결은 그의 식습관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데. 끼니마다 마늘이 빠지지 않고, 하루에도 수시로 생마늘을 먹는다는 자연인. 그뿐만 아니라 당귀, 감초, 황기, 오갈피 등 열 가지 이상의 약초를 끓인 물은 그에게 생명수나 다름없다. 산에서 청춘으로 돌아가 젊음을 즐기고 있는 남자, 그가 산의 매력에 푹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자연인. 군 제대 후 형과 함께 보일러 설비 사업을 시작했다는데. 사업은 호황을 맞으며 젊은 나이에 큰돈을 벌게 된다. 큰 어려움 없이 금전적인 여유를 누리게 돼서였을까, 그는 버는 족족 접대라는 명분으로 술을 마시며 허투루 돈을 쓰기 일쑤였다. 하지만 순탄할 것만 같던 인생도 잠시, 형의 사업이 부도를 맞게 되고, 자연인은 미래 계획 없이 안일하게 살아온 대가를 치르게 된다. 간신히 돈을 끌어모아 작은 보일러 가게를 차렸지만, 집을 구할 돈이 없어 아내와 두 아이들까지 네 식구가 가게에 딸린 좁은 단칸방에서 살 수밖에 없었던 것. 어머니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생전 보인적 없는 눈물을 보이셨고, 자연인은 그제서야 뒤늦게 철이 들기 시작했다. 이제라도 자랑할만한 아들, 믿음직한 가장으로 살아보자 다짐하며 열심히 살았다는데... 하지만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극심한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자연인. 병원에선 심근경색이라며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병원에선 후유증을 예방할 약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술과 담배를 즐기며, 가정에 소홀했고, 건강에도 소홀했던 지난 날이 후회로 밀려오는 순간이었다. 모든 걸 돌려놓기 위해선 우선 건강을 회복해야 했다. 그래서 가족들의 동의를 구하고 산골 살이를 택했다는 자연인. 산에서 몸에 좋은 약초를 찾아다니며 건강을 회복할 방법을 찾으려 애썼다. 그렇게 자리 잡게 된 산골에서의 삶. 얼마 지나지 않아 심장 기능이 정상이라는 판정을 얻음과 동시에, 가족에게 빚진 마음을 갚을 기회까지 얻게 됐다는데...

 

황량한 산골을 발길 닿는 곳마다 약초가 자라는 보약산으로 만들어냈다는 자연인. 식수 대신 마실 약초 물을 만들기 위해 산 곳곳에 엄나무, 엉겅퀴, 오갈피 등 수십 가지의 약초를 심었다. 뿐만 아니라 오전 6시엔 칼같이 마 가루와 꿀을 섞은 약초 물을 마시고. 마치 춤을 추듯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산골살이를 시작한 18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온 그의 습관. 지금은 한 창 때 못지않은 건강을 회복했지만 가끔 산중을 찾는 가족들에게 건네기 위해 지금도 약초를 심고 가꾸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게다가 꽃과 과일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꽃도 많이 심어뒀다고 하는데... 앞으로 그에게 남은 일은, 철없이 살아온 삶의 짐을 나눠준 가족들에게,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로 살아가는 것. 그래서 그는 오늘도 조용한 산골에서 홀로 분주하다.

 

엉망이 돼버린 삶을 서서히 회복시켜준 자연. 그곳에서 기적같은 두 번째 삶을 꾸려가는 자연인 양기영 씨의 이야기는 2 12일 밤 9 50 MBN<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387회

 

나는 자연인이다 387회 - 보약산을 만들다! 자연인 양기영

엉망이 돼버린 삶을 서서히 회복시켜준 자연. 그곳에서 기적 같은 두 번째 삶을 꾸려가는 자연인 양기영 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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