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하게 들어찬 대나무가 미로를 이룬 깊은 산속. 10년 전, 그 누구도 쉽게 들어오지 못하던 이곳에 발을 디딘 한 남자가 있다! 비닐하우스 생활을 해가며 홀로 터를 가꾸고, 나무를 심고, 황토집을 지었다는데... 집 곳곳 신기한 돌탑과 과일나무가 돋보이는 산중 낙원의 주인장, 정현우 씨(72세)는 과연 어떤 이유로 이 산을 찾았을까?
충남 예산군 깡촌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정현우 씨. 넉넉하진 않아도 먹고살 만했던 가정이었건만 11살에 닥친 불행,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셨다. 새엄마가 오셨고, 설움은 시작됐다. 배를 곯기 일쑤였고, 집안일을 하느라 맘 편히 학교를 가지 못하는 날도 많았단다. 결국 형제들은 친척 집으로 뿔뿔이 헤어졌고, 자연인도 15살, 왕십리 고모 집으로 가 유리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10여년 공장 생활 후엔 유통업에도 뛰어들었다. 옷이며, 생필품, 오락기 등 돈이 될만한 건 다 취급하며 성실히 일한 덕에, 아이 셋을 낳고 편히 살게 되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필리핀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필리핀에 사는 고종사촌이 필리핀에서 유통업을 하면 엄청난 돈을 번다고 계속해서 제안했던 것. 그 말은 맞았다. 몇 년 안 돼 수십억의 돈을 쥐며 팔자에도 없는 갑부가 되었단다. 그러나... 길지 않았다. 15억의 사기, 총을 맞고 죽을뻔한 위기까지 넘기며 ‘겨우겨우 몸만 살아 한국으로 왔다’. 그리고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길 1년. 수면제로 잠을 청해도 공포감과 억울함에 하루도 편히 자는 날이 없었단다. 그렇게 살다간 죽을 것만 같았다는 자연인. 그는 살기 위해 이 고향 산을 찾았다!
고향 품에 안겨 인생 최대의 행복을 즐기고 있다는 자연인. 아버지, 어머니 묘를 합장해 모셔 둔 이곳은 더할 나위 없이 그의 마음을 편하게 했고, 어릴 적 친구들과 뛰어놀던 산도 그를 품어주었다. 집 주변에 지천으로 널린 대나무를 이용해 발을 만들고, 취미 삼아 집 주변의 돌들로 돌탑을 쌓기도 하며 직접 메주로 된장까지 담근다. 겨울이라 해도 먹거리가 풍부한 집터엔 봄동, 도라지, 새싹보리 등이 자라고 있고, 겨울 산에서는 망개나무 뿌리, 송담 등을 채취하기도 한다는데...
자연에서 마음의 건강을 되찾은 뒤, 이제는 흥을 내면서 살고 싶다는 자연인! 그의 이야기는 2월 19일 수요일 밤 9시 50분에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