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앞마당에 멧돼지와 노루가 뛰노는 깊은 산속 자연인 정한균(66) 씨는

잣나무에 황토를 발라서 집 짓는 데에만 몇 개월, 편백나무 지붕을 올리는 데에만 몇 주일, 

계곡에 돌담을 쌓아 선녀탕과 토굴 저장고를 만들고 정자를 짓는 데에만 몇 년이 걸렸다는데... 

그 까닭은 자연생활에 필요한 기술이 전무한 상태로 산중에 들어왔기도 했거니와

이곳에 와서부터는 급할 것 없이 느긋하게 살겠다는 굳은 다짐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꽤 어렸던 나이부터 1 1초를 아껴 쓰며 밤낮으로 애썼던 탓에 몹쓸 병까지 얻게 된 그는 지금, 지나간 청춘을 새롭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선 자리에서 서로 첫눈에 반해서 말했어요.

나는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래도 괜찮을까요?”

 

그는 어려서부터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의 무게를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작은 몸으로 지게를 지고 어머니를 도와 농사를 지으면서 어린 동생 셋을 돌봤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밭일을 하며 학교에 다녔고 15살에 외가 친척분의 소개로 치과에 취직했는데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며 늦은 나이에 야간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했다. 

그 후, 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치기공사 자격증을 따기로 결심한 그는 일 때문에 피곤한 몸으로 밤마다 두어 시간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자며 공부에 몰두한 결과, 치기공사가 되었다.

 

29살에 그는 자신의 삶을 공감해주는 한 여자를 만났다. 

아버지의 부재로 오빠 밑에서 자라온 아내는 동생들을 책임져야 하는 한균 씨를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덕분에 결혼하고도 동생들과 같이 생활했고 결국 세 동생을 무사히 가르치고 결혼까지 시켰다. 

결혼 후 얻은 자녀들이 돈 때문에 설움 겪는 일은 없도록 하려다 보니 잠자는 시간을 줄여 쉼 없이 일해야 했다. 

밀폐된 작은 공간에서 염산과 먼지를 들이마시며 과로해오던 그는 갑자기 쓰러지고 말았다. 

병원에 갔더니 혈당 수치가 너무 높아 기계로 측정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말을 듣게 됐다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몸은 점점 망가져 가고 있던 것이다.

 

건강이 악화되는지도 모르고 바쁘게 달려왔던 삶을 돌아본 그는 고향 땅을 떠올렸다. 

그리고 바로 이곳으로 향했다. 황토와 나무를 가지고 손수 집을 짓고, 좋은 자연을 만끽할 정자와 선녀탕도 만들었다. 

산생활 중에도 여전히 가족을 위한 과일나무를 심고 텃밭을 일구는 그이지만 산에 올라온 후로는 자신을 위한 시간도 잊지 않는다. 

참 좋은 물과 공기 마시며 걷다 보면 저절로 얻게 되는 진귀한 약초와 야생의 먹거리는 그의 몸에 약이 된다. 

좋아진 몸으로 뒤늦은 청춘을 즐기는 그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자연인 정한균 씨의 이야기는 2020 01 29일 수요일 밤 9 50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358회

 

나는 자연인이다 385회 - 내려놓아도 괜찮아 자연인 정한균

참 좋은 물과 공기 마시며 걷다 보면 저절로 얻게 되는 진귀한 약초와 야생의 먹거리는 그의 몸에 약이 된다. 좋아진 몸으로 뒤늦은 청춘을 즐기는 그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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