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356회 귀신잡는 해병’산에 사로잡히다! 자연인 김상범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흐린 산길, 무성한 숲 한가운데서 뜻밖의 풍경이 목격됐다. 낡디낡은 허수아비, 피로 보이는 얼룩, 나무에 박힌 칼까지... 음산한 기운에 발길을 돌리려는 그때 등장한 한 남자. 사냥개 한 마리를 앞세우고 나타난 그가 바로 자연인 김상범(64세)씨.선뜻 말을 걸기 무서운 인상이건만 스스로를 ‘따뜻한 진국’이라 말하는 자연인. 그는 어떤 사연으로 산을 찾은 것일까?

 

어린 시절 겁 없이 고향산을 누비고 다닐만큼 개구쟁이였고, 할머니 금비녀를 전당포에 맡길 정도로 적잖이 부모님 속을 썩였다는 자연인. 그런 그가 철이 들고 가장 잘했다 생각하는 건 해병대 하사관을 지원했던 것. 해마다 모범 표창을 받을 만큼 해병대는 몸에 잘 맞는 옷이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부대 밖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에겐 소홀한 가장이 되었고 함께 보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던 것. 재혼가정에서 자라 누구보다도 따뜻한 가정을 원했던 자연인은 결국 오랜 갈등 끝에 11년 해병대 생활을 접기로 했다. 그렇게 원치 않는 전역을 하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소를 키우는 것.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한 일은 소 파동으로 실패했고 이후 연탄배달, 분식집, 운전기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해야만 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했던 일이 택시 기사. 규정 속도 한 번 어기지 않았다고 자부할 만큼 원칙과 양심을 지키며 일했던 그. 하지만 운전이 마음에 안 든다며 돈을 안 내거나, 시비를 거는 건 기본, 술에 취해 욕을 하거나 폭행을 하는 손님까지 그 일 역시 녹록치 않았다. 그래도 가장 돈벌이가 나았기에 견디며 살아왔건만... 야속하게도 그에게 남은 건 심각한 당뇨 합병증이었다. 건강만큼은 자부했던 그지만, 저혈당 쇼크로 병원에 실려 가기를 수차례. 특히 자연인의 아버지가 당뇨 합병증인 췌장암으로 돌아가신 터라 쇼크가 심해질수록 더 겁이 났고, 결국 자연인은 가족들의 동의를 구한 뒤 이 산을 선택한 것이다.

 

나무를 키우는 게 꿈이었다는 그의 마당엔 체리, 오디, 밤, 매실나무가 자리하고 있고, 혼자 먹을만큼 다양한 먹거리들이 텃밭을 채우고 있다. 잘 익은 체리와 돼지감자 끓인 물을 챙겨 산행을 나서는 건 그의 일상, 당뇨에 좋은 더덕과 망개나무 뿌리도 척척 찾아낸다. 매일 빠지지 않고 샌드백과 완력기로 운동한 덕분에 60대답지 않은 체력도 자랑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던 방식대로 고사리 육개장을 만드는가 하면 직접 잡은 우렁이로 만든 카레, 오이 냉국은 기본, 직접 된장까지 담그며 반전매력을 선보인다. 또 자리공 천연 살충제를 텃밭에 뿌리고 떨어진 오디로 가족 티셔츠까지 염색하며 제대로 산중생활을 만끽 중인데...


매순간 부러울 것 없이 평화롭고 행복하다는 자연인 김상범 씨, 그의 이야기는 7월 10일 수요일 밤 9시 50분에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우렁이 카레 먹음직합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356회

 

나는 자연인이다 356회 - 산으로 간 행복한 해병! 김상범

매 순간 부러울 것 없이 평화롭고 행복하다는 자연인 김상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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