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리를 휘감아 도는 구름 위의 세상!
해발 1,000m가 넘는 높은 산중에서 온몸에 황토를 뒤집어쓴 남자를 만났다.
그의 정체는 바로 자연인 이창우(66) 씨.
주변의 황토와 통나무, 재활용 자재를 날라서 2층 오두막을 짓고 이 산중에 자리 잡은 지 어느새 7년째라는데.
그저 반찬거리를 구하려 산 한 바퀴를 돌 뿐인데도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비닐과 벼랑을 탈 때 쓸 밧줄 등 온갖 장비를 챙겨야만 하고, 언제 어디에서나 사나운 야생동물과 독충과 독사에 노출되어있는 험지 중의 험지이지만 그가 이곳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무엇일까?
7살 무렵, 50m 앞에서 호랑이와 맞닥뜨렸을 정도로 아찔한 산골에서 나고 자란 자연인.
산에서 나무를 하고 열매를 따고 뿌리를 캐며 자라온 그에게 산속 야생동물은 친숙했고 산은 놀이터이자 손바닥 안을 보듯 훤한 곳이었다.
그리고 마치 운명처럼 그는 그곳의 구조대원이 되었다.
누구보다 익숙했기 때문에 구조대원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그 역시 사고로 위험에 놓인 사람들을 구조하고 돕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며 37년이라는 긴 세월을 산에서 보내왔다.
그사이 믿었던 사람들한테 배신당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어느 순간부터 은퇴하면 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20년 전부터 자신이 몸담았던 산중에 땅을 구해놓고 집을 짓게 된 것이다. 그리고 7년 전 은퇴하자마자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37년 동안 내가 이 산에서 사람들을 지켜냈듯이
이 산도 나를 지켜줄 것 같아요”
언제나 그랬듯 이곳은 여전히 험난하다.
하룻밤 사이에 산 하나를 씻어 내릴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비를 퍼붓는가 하면, 수시로 산사태가 나서 묻어뒀던 장독이 드러날 정도다.
하지만 그는 전혀 두려움이 없다.
지난 37년 동안 자신이 이 산에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지켜냈듯이 이젠 산이 자신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황토의 기운을 먹고 자란 삼과 벼랑을 덮은 석이버섯 등 주변은 온통 자연의 먹거리라 가진 것 없는 자신도 넉넉한 마음으로 살게 하는 이 산을, 또한 사람처럼 거짓말하지 않는 이 산을 여전히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말한다.
남들에게는 험지라지만 그에게는 가장 익숙하고도 편안한 이곳에서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자연인 이창우 씨의 이야기는 2020년 08월 19일 수요일 밤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