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여름이 무르익어가는 울창한 숲속, 야성적인 외모에 인디언 창까지 든 한 남자를 만났다. 위풍당당 호기로울 것만 같은 그가 갑자기 몸을 숙여 납작 엎드리는데... 멧돼지라도 맞닥뜨린 걸까. 알고 보니 둥지에서 알을 품던 어미 새가 발소리에 놀랄까 숨죽여 바라보았던 것. 거친 외모와는 달리 수줍은 미소와 따듯한 마음씨를 가진 자연인 김화영(64) . 빛날 에 꽃부리 이라는 어여쁜 이름처럼 꽃길만 걸었을 것 같은 그가 사실은 죽음의 문턱에까지 이르렀었다는데... 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15, 나고 자란 산골 마을의 풀과 흙 대신 도시의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발을 들인 자연인. 시장 횟집에서 막일을 하며 다쳐도 다친 줄도 모르고 바쁘게, 또 악착같이 청춘을 살아왔다. 긴 터널과도 같은 그 시절을 견딜 수 있었던 건 스스로 세운 인생 계획 때문이었다. 30, 40대에는 가족들을 위해 집을 마련하고 50대에는 나를 위해 산을 사자! 그리고 60대에는 행복했던 어린 시절처럼 마음껏 뛰놀며 살리라!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집념 덕에 맨몸뚱이로 시작한 횟집은 매월 1천만 원을 버는 대박 집으로 자리 잡았고 30, 40대는 물론 50대의 목표까지 이룰 수 있었다. 모든 건 물 흐르듯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변수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한 달 새 살이 8kg나 빠진 것을 이상하게 여겨 찾아간 병원. ‘췌장암이었다. 수술로 췌장의 절반을 잘라내고 6개월간의 항암치료에 들어갔다. 머리카락과 발톱은 힘없이 빠졌고 발바닥은 말라 들어가 일상생활조차 힘들었다는데... 하지만 그는 계획을 포기할 수 없었다. 60대가 되면 산에서 행복하게 살리란 그 소망을.

 

맑은 공기를 마시고 강가에서 수영을 즐기며 보물 찾기 하듯 진귀한 약초와 버섯을 찾아다닌 화영 씨. 건강을 되찾겠다는 기대보다는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 산골 살이를 즐겼다. 그런 그에게 자연은 기회를 준 걸까? 갑작스러운 복통에 호소하던 날도 차차 줄어들고 빠졌던 살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땅콩과 옥수수, 수박과 야콘 등을 심어 매끼 풍요로운 자연의 선물들을 맛보는가 하면 유년 시절의 실력을 발휘해 강가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여름을 제대로 즐기는 자연인! 무엇보다 살아있다는 것이 이토록 찬란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는데! 숨 가쁘게 달려온 과거를 지나 자연의 품에서 114살 때까지 행복할 계획이라는 자연인 김화영 씨의 이야기는 7 29일 수요일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410회

 

나는 자연인이다 410회 - 꾸러기 생활 지침서! 자연인 김화영

숨 가쁘게 달려온 과거를 지나 자연의 품에서 114살 때까지 행복할 계획이라는 자연인 김화영 씨의 이야기

www.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