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회 먹고 놀고 사랑하자 자연인 이형철
해발 700미터 첩첩산속에 찾아 들어와 체중이 10kg이나 빠져가며 황무지에 오두막 한 채를 지은 남자, 자연인 이형철(56) 씨다. 한때는 서울의 학원에서 한 반에 학생 300명을 두고 수업하던 스타강사! 그만큼 명성과 부를 모두 가졌던 사람인데 지금 그는 산중에서 생존하기 위해 얼음장같이 차가운 계곡물에서 물고기를 잡고, 수십 미터 높이의 나무를 탄다. 그는 왜 화려했던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험준한 야생의 숲에 살아가는 걸까? 아버지를 꼭 닮은 남자가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아서 산생활을 시작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산골에서 농사밖에 모르던 아버지는 돌연 도시로 이사할 결심을 하셨다. 못 배웠던 아버지가 자식들만큼은 제대로 공부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난생 처음 취직해 공장에서 버는 돈으로 5남매를 가르치신 아버지는 평생 도시에서 고생만 하다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는데 형철 씨는 아버지와 꼭 닮았다. 주산 부기 학원에서 강의하며 생활하다가 딸과 아들이 5살, 3살 때 주산부기 과목이 없어지고 이후로 손대는 일마다 실패하고 만다. 아파트에서 지하 사글세방으로 옮겨갔는데도 남은 빚이 수 천만 원.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서도 아이들만큼은 잘 가르치고 싶어서 이를 악물었다. 가구 가게를 차렸는데 직원 월급 아끼려고 혼자서 버둥대다 보니 늘 온몸이 퉁퉁 부어 있었고, 쉬는 날도 없이 거래처를 넓히려고 망가진 가구를 무료로 고쳐주고 다녔다. 허리띠를 졸라매 자식들 명문대 졸업시켜 제 앞가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으니 이제 더 욕심 부리지 말자, 내 건강도 돌보며 살자,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 마음 더욱 확고해진 것이다.
평생을 꿈꿔왔지만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이곳에 있었다. 걸으면 피톤치드가 쏟아져 나오는 삼나무 숲과 대나무 숲, 멈추면 그에게 특히 좋은 진귀한 약재들이 지천이다. 일주일은 거뜬히 날 수 있는 고기와 팔뚝만 한 잉어, 축구공만 한 말벌집은 뜻밖의 횡재! 몹쓸 약치지 않고 건강하게 길러낸 작물들은 이곳에 사는 가장 큰 기쁨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무상이다. 이제는 자신이 느끼는 진짜 행복을 부인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데. 부인과 함께 살기 위해 세상 멋진 로맨티스트가 되어 집 안팎 꾸미기에 한창이다. 흐르는 계곡물을 모아서 수영장을 만드는가 하면, 운치 있는 수상 테이블과 의자를 마련해 놓고, 꽃을 좋아하는 부인을 위해 사계절 피어 있는 꽃을 심어 화단을 만들어 간다.
유쾌한 자연인~ 즐거웠습니다^^
자연인 이형철 씨의 이야기는 2019년 1월 1일 수요일 밤 9시 50분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