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해발 600m, 여름의 끝자락을 따라 산속을 걷다 동화 속에 나올법한 ‘숲속의 작은집’을 발견했다! 

그런데 정작 그 집 안에는 다 쓰러져 엉망이 된 옥수수밭과 알 수 없는 이상한 문자가 써 있는 황토벽이 먼저 보이는데...

'사람이 살지 않거나 혹은 외국인이 사는 곳인가'라는 의심이 들 그때, 계곡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이, 자연인 손병옥(71세) 씨를 만났다.

 

어린 시절 부산 영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소문난 수재였던 자연인. 

하지만 홀어머니의 외아들로 자라며 남모를 아픔이 있었고, 얼른 가장 노릇을 하라는 친척 어른들의 부탁은 점점 부담이 되었단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나눌 형제 하나 없었고 자존심에 친구들에게도 털어놓지도 못했다고. 

그래서였을까? 

그에게 또래보다 심한 사춘기가 찾아왔다. 

부산 명문고를 다닐 무렵, 반항심으로 특정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면 백지 답안지를 내기 일쑤였고, 교칙을 밥 먹듯 어기며 어머니 속을 썩였다고. 선생님께서 정신 차리라고 삭발을 시킨 적도 있었단다. 

그럼에도 워낙 공부를 잘해 반에서 1, 2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결국 필수 과목이었던 한 과목이 0점 처리되는 바람에 원했던 대학엔 가지 못했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진학했었는데, 반항 심리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돌이켜 생각해볼 때,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는 대학 중퇴... 그 후, 기술이 대접받던 시대에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생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여전히 그는 눈만 높았단다. 

꼬여버린 인생에 대한 반발로 일부러 일용직, 웨이터, 화장실 청소 등 험한 일만 찾아다니며 불만으로 살아가던 시절. 

지금의 부인을 만났고 다행히 세 딸을 낳아 가정을 이루며 그도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여러 직종 중 성격에 가장 잘 맞았던 택시 운전을 하며 충실히 가장 노릇을 했고, 그렇게 평범한 인생을 사는 듯했다. 

그러나, 건강했던 그가 생각지도 못했던 신장암 진단! 

그 후 그의 인생은 다시 롤러코스터였다. 

암 진단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아내가 악성 섬유성 조직구종이라는 암에 걸려 1년 만에 세상을 떠난 것. 

그리고 그의 신장암 재발... 

외로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그에게 지인이 이곳을 추천해주었고, 그는 이산에서 보너스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마지막 수술 후 병원에선 2~3년 정도밖에 못 살 거라는 말을 딸들에게 했었다는데... 

그는 지금 이곳에서 9년째 살고 있다. 

엄청난 약초를 먹는 것도, 대단한 항암 요법도 없었다. 

그저 맨발로 산을 걷고, 산림욕을 하고, 계곡에서 천연족욕을 즐기며, 신이 내어주는 나물과 약초들을 먹었다. 

그가 나름 건강을 위해 애쓰는 부분이라면 보리쌀, 아몬드, 백태, 팥, 율무 등 6~7가지 곡식을 갈아 밥이나 국수와 함께 먹는 것, 혈관 건강, 항암효과가 있다는 양파 껍질 우린 물로 강황 밥을 해서 먹는 정도다. 

그것만으로 그는 지금 매일 산행을 할 정도로 건강을 찾았고 텃밭에 가지, 옥수수, 고추, 마 등 먹을 만큼의 작물들을 심고 거두는 데 문제가 없다. 

또 종종 놀러 오는 손주들을 위해 마약 옥수수와 버터 감자를 만들기도 하고, 텃밭 곳곳에 나타나는 뱀을 퇴치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 거나, 동물이 연상되는 돌을 보면 재미 삼아 그림을 그리고, 못다 한 공부에 대한 미련으로 엄청난 양의 책을 매일 읽으며, 그야말로 보너스 인생을 즐기느라 하루하루 시간이 어떻게 하는지 모를 정도란다.

운명 같은 산에서 건강을 회복했고, 이제는 진짜 소풍 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는 자연인 손병옥 씨, 그의 이야기는 9월 4일 수요일 밤 9시 50분에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364회

 

나는 자연인이다 364회 - 달콤한 나의 보너스 인생! 자연인 손병옥

운명 같은 산에서 건강을 회복했고, 이제는 진짜 소풍 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는 자연인 손병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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