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굵은 외모에 다부진 체격. 

밧줄 하나에 몸을 지탱해 암벽을 오르고, 나무에 오르는  기본 중의 기본. 

닭고기보단 꿩고기가 익숙하고 계절마다 약초를 꿰고 있는 박봉기(58) 씨는 누가 봐도 천생 ‘산사람이다. 

하지만  깊은 산중에 들어오기  그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분명 자신의 삶이었건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낯설게만 느껴진다는 지난날의 모습들. 

그는 어떤 이름으로 살아온 걸까.

 

사실 그의 꿈은 권투선수였다. 

흑백 TV  챔피언의 영광은 어린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중학교 졸업  권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서울로 가출을 감행한다. 

두부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낮에는 일을, 밤에는 체육관에 나가 운동을 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2년이 흘렀을 때쯤, 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소식에 고향으로 내려갔다는 자연인. 

하지만  모든  학업을 이어나가길 바랐던 부모님의 거짓말이었다. 

 간절한 마음을 외면할 수도, 그렇다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공부를 이어갈 자신도 없어 방황하던 그는 결국 세탁소를 하는 매형 밑에서 세탁 일을 배우게 된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 덕분이었을까. 

성실하고 꾸준히 기술을 배워 이른 나이에 세탁소를 차리게 됐고 결혼  어머니를 모시고 살게 되면서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 하나로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는데... 

새벽에 출근해 새벽에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세탁소 . 

억지를 부리는 손님들을 상대하기도 하고 옷감에 붙은 먼지와 화학약품 냄새를 견디며 버틴 세월이 33. 

비좁고 답답한 세탁소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담담히 받아들이던 그때, 어머니가 대장암으로 돌아가시게 된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다는 식상한 진리가 피부가 와닿던 순간, 그는 세탁소를 처분하고 산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집을 짓기 위해  년간 자재를 모으고 오롯이 혼자만의 힘으로 집을 지었다는 자연인. 

주변에 버려진 나무와 황토로 지은 집은 산중에서 가장 포근한 공간이다. 

하지만 양잿물로 빨래를 하고 어른 몸통만  통나무를 맨손으로 옮겨야 생존할  있는 산골 살이가 녹록진 않다. 

눈만 뜨면 직접 만든 시멘트 역기로 몸을 풀어준  매일 같이 산을 오르는데... 

산에선 일반 겨우살이보다 약효가 훨씬 뛰어나다는 꼬리 겨우살이를 채취하고, 암벽을 타고 올라 부처손을 채취해 부처손 밥을 지어먹기도 한다. 

가끔씩 개들이 물어오는 꿩고기로 각종 약재를 넣은 국물에 샤부샤부를  먹고, 귀한 능이버섯으로 라면을 끓여 먹는가 하면, 야생 돼지감자로 깍두기를 담그며 산중의 낭만을 즐긴다는 자연인. 

그가 이곳에서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산속에 들어와 비로소 자신의 모습을 찾았다는 그의 이야기는 2020년 12 23 방송되었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431회

 

나는 자연인이다 431회 - 이제야, 나답게 산다! 자연인 박봉기

선 굵은 외모에 다부진 체격. 밧줄 하나에 몸을 지탱해 암벽을 오르고, 나무에 오르는 건 기본 중의 기본. 닭고기보단 꿩고기가 익숙하고 계절마다 약초를 꿰고 있는 박봉기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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