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바다와 산
, 전부를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복을 가진 사람이 여기 있다. 

파도 소리 속에서 낚시를 마치고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자신의 산으로 돌아오는 자연인 박성우(63) !

에메랄드빛 바다가 가까운 산중 보금자리에는 오징어와 삼세기, 노루궁뎅이버섯 등 육해의 보물이 가득하다.

그중 자연인이 가장 아끼는 보물이라며 보여준 의외의 물건은... 

다름 아닌 비디오테이프? 

그 속에 담긴 야구 동영상에 눈시울의 붉히는 그의 사연은 무엇일까?

 

어린 시절, 자연인은 끼가 많았다. 

야간 중학교를 다니며 기차 안에서 노래를 불러 용돈을 벌고 극장 껌팔이를 할 만큼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좋아했던 까까머리 중학생은 뭣 모르고 본 방송사 탤런트 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집안의 반대로 꿈을 접어야 했던 자연인. 어찌 보면 아들이 야구에 재능을 보였을 때 그가 쏟은 헌신은 당연했다. 

전국대회 우승에, 포수로서 대학랭킹 1위를 했던 아들이었기에 자연인은 전국 경기를 따라다니며 빈 시간마다 택시 운전으로 훈련에 필요한 돈을 벌었다. 

그렇게 아들이 프로에 입단했지만 함께 꿈을 이룬 기쁨도 잠시... 

부상으로 인한 팀 퇴출은 본인보다 더 강력하게 자연인을 무너뜨렸다. 

내리 술만 먹던 날들의 끝, 온 가족이 함께 있던 집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순간 자연인은 깨달았다. 

아들의 꿈을 이뤄주는 것보다 중요한 건 곁에 살아있는 것이라는 걸.

 

잃었던 건강을 찾기 위해 이번엔 자연인이 산이라는 타석에 직접 올랐다. 

바다 가까이 계곡을 낀 연두색 집은 그에게 만루 홈런 같은 곳. 

온전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즐기는 인생은 전에 없던 즐거움으로 넘친다. 

화장실에 있어야 할 욕조를 자연 속 뜻밖의 장소(?)에 놓아 약초 물로 노천욕을 즐기고, 바다에서 온 오징어를 맛있게 튀겨 통 오징어 떡볶이를 해 먹는 건 오직 자연인만이 느끼는 행복이다. 

그리고 가슴이 아파 차마 볼 수 없었던 아들의 전성기 시절 비디오의 먼지를 이제야 털어보는 자연인. 

아날로그 TV 속 선명한 그 기억을 마주할 용기가 산에서 생겼다는 박성우 씨의 이야기는 2020년 12 2일 방송되었습니.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428회

 

나는 자연인이다 428회 - 아버지의 만루홈런! 자연인 박성우

아날로그 TV 속 선명한 그 기억을 마주할 용기가 산에서 생겼다는 박성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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