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사람이 살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 가파른 산비탈. 

웬만한 남자도 터를 잡고 살아가기 어려운 이곳에 알토란같은 비닐하우스 한 채를 짓고 살아가는 여인이 있다. 

밤이면 산짐승들이 내려와 숨죽여 잠을 청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별일 아니라며 웃어 보이는 자연인 조정숙(61) . 

키우는 거위가 벼랑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매서운 땅벌도 맞닥뜨리는 험난한 산골이지만, 지금이 인생 처음으로 맞보는 달콤한 시간이라는데. 과연 그녀에겐 어떠한 사연이 있는 걸까.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경북의 두메산골에서 태어난 자연인. 

가정 형편상 돈을 벌어야 했기에 14살의 어린 나이에 도시로 향했던 그녀는 식당, 파출부, 목욕탕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생 많은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그녀의 인생에 갑작스레 기회가 찾아왔다는데. 바로 연줄이 없으면 쉽사리 시작할 수 없는 곱창 도매업을 맡게 된 것. 

물량 계산을 자칫 잘못하면 하루 돈 몇백만 원은 우습게 날아가는 일이었지만, 20년 넘도록 바지런히 일한 덕택에 남들 먹고살 정도는 벌게 되었다는데. 

키워놓은 사업은 자식들에게 물려준 뒤 그녀는 마음먹었다. 남은 인생은 자신의 유일한 취미이자 휴식처였던 산에서 보내겠다고.

 

봄이면 좋아하는 산나물을 한 움큼 뜯어다 말리고 가을이면 조기 젓갈을 넣고 호박김치를 담가 먹는다는 자연인. 

또 공중에서 열리는 하늘마와 작두콩을 넣고 밥을 짓는가 하면 산에 나는 삼과 더덕으로 영양 보충도 잊지 않는단다. 

과거, 점심 한번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기에 밥 한 끼도 오랜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차려 먹는 그녀. 

일하는 데만 온통 시간을 들였던 젊은 시절을 보상이라도 하듯 산속 생활은 자신이 먹고 싶고, 하고 싶은 일들로만 채우는 중이다. 

아내도 엄마도 아닌 오로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자연인 조정숙 씨의 이야기는 2020 11 11일 방송되었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 다시보기 425회

 

나는 자연인이다 425회 - 들국화를 닮은 여인! 조정숙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대자연의 품으로 돌아간 자연인 조정숙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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