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꼼의 세상

55회 송년특집 - 따뜻했다 그 길들, 동네 두 바퀴



뜨거웠던 2018년 여름, 평범했던 동네에 배우 김영철이 찾아왔다. 그리고 매 주 전국의 도시 구석구석, 동네들을 돌고 있다. 1년 넘게 총 56개 동네를 여행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가 인상적이고 따뜻했던 주인공들을 다시 찾아가 만난다. 방송 이후 일어난 크고 작은 변화와 기적 같은 이야기도 찾아가 본다. 설레는 첫 걸음을 내딛었던 서울 서소문 건널목, 일명 ‘땡땡거리’를 시작으로, 2019년의 마지막 동네 한 바퀴 여정을 송년특집으로 준비했다.




▶ 첫 방송, 눈물의 누룽지 선물… 서울 중림동 3천원 콩나물밥

처음의 기억을 더듬어 배우 김영철은 가장 먼저 서울역 뒷동네, 중림동 콩나물밥 집을 찾아갔다. 뛰는 물가에 가격이 올랐을 법도 한데, 콩나물밥은 여전히 3천원이다. 쌀값, 배추 값 오를 때마다 가격을 바꿀 수는 없다며, 여전히 장사보단 한 사람이라도 더 배불리 먹이려는 어머니 마음이 따뜻하다. 방송 이후로 찾는 손님이 늘어 치과치료도 맘 놓고 받았다며 어머니는 환하게 웃어 보이신다. 배우 김영철은 그런 어머니께 삼척에서 받은 전통과자를 선물하고, 어머니는 1년 반 전 그 날처럼 커다란 누룽지를 건네신다. 

 


 따뜻한 후일담 하나, 출연자가 출연자에게 전하는 선물

<동네 한 바퀴> 1년. 출연자가 출연자를 향해 보내는 따뜻한 선물도 있었다. 다음 동네로 향하는 배우 김영철의 손에 털모자가 가득 담긴 쇼핑백이 들려있다. 바로, 수원 행궁동 문방구 사장님이 어려운 시절을 보내며 손수 떠온 털모자다. 선물의 주인공은 소외된 이웃들을 사랑으로 보살펴 온 서울 삼양동 주민들의 친구, 파란 눈의 천사, 안광훈 신부님이다. 김영철은 가는 길에 삼양동의 사랑방인 닭 집에 들러 통닭 두 마리를 튀겨간다. 시끌벅적 정겹게 맞아주는 통닭집 사장님과 친구들, 뭐든지 퍼 주려는 푸근한 인심은 여전하다. 안광훈 신부님에게 전해진 털모자 50개는 삼양동 어르신들의 겨울을 따뜻하게 감싸줄 것이다. 

 


 따뜻한 후일담 둘, 사라진 서울 광장동의 산나물 밥집

동네를 돌며 지난 1년 약 600킬로미터를 걷는 중 김영철은 수많은 밥들도 맛봤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 음식 중 산나물로 차린 보물밥상이 있다. 서울 광장동 한 주택가의 산나물 밥집은 당시 주인 내외가 나이 때문에 힘들어 한 달 후 문을 닫을 예정이라 했었다. 궁금해서 찾아가보니 정말로 가게는 사라졌고, 주인 부부는 충청북도 보은으로 내려가 시골집에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방송 이후 손님이 폭발적으로 늘어 문 닫기엔 아깝다는 생각도 했지만, 세상 계산과는 반대로 욕심을 버리고 시골로 내려온 부부. 그동안 자신들의 음식을 알아봐주고 사랑해준 손님들에게 여전히 감사하고, 시골집으로 찾아오면 따뜻한 한 끼 기꺼이 대접하겠다는 부부의 마음이 요즘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감동을 준다.
 

 


 궁금했던 비하인드 스토리, 하남 유기견들은 어디로 갔을까?

어느 동네를 가나 만날 수 있었던 동물들. 걷다보면 담장 너머로 들렸던 개 짖는 소리에 반가워 인사했던 배우 김영철은 강아지 앞에선 꼼짝 못하는 애견인 중의 애견인이다. 그런 그가 궁금한 후일담이 있었으니, 바로 하남시 한 동물병원에서 만났던 유기견 강아지들! 뿐이, 동이, 의젓이, 지막이 라는 이름까지 붙여주며 애정을 쏟았던 강아지들의 행방이 궁금해 배우 김영철은 다시 하남 동물병원을 찾았다. 동물들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원장은 여전히 동물 사랑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었는데, 그를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 지난 봄 만났던 새끼 유기견 네 마리는 모두 미국의 가정으로 입양되었고, 엄마 개도 용인으로 입양됐단다. 더없이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었다. 

 


 동네 한 바퀴가 만든 변화, 김포 덕포진 ‘아내를 위한 학교’

<동네 한 바퀴>를 통해 수많은 사람을 만나며 전엔 몰랐던 사랑과 나눔도 배우게 됐다는 배우 김영철. 그도 변화했듯, 동네 한 바퀴를 통해 변화된 곳이 있었으니, 바로 애처가 남편이 아내를 위해 지어준 김포의 학교 박물관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후천적 시각장애로 절망하는 아내에게 교사로서 여생을 학교와 함께 보내라는 마음을 담아 교실을 지어준 남편의 이야기가 감동을 전했던 그 학교는, 방송 후 많은 학생과 가족들이 찾아와 활기를 띄고 있었다. 배우 김영철이 방문했을 때는 그가 유일한 학생으로 선생님 풍금 반주에 맞춰 혼자 노래 불렀었는데, 지금은 꽉 찬 교실 가득 힘찬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통해 다시 세상을 밝게 볼 수 있으니 그 분들 모두가 자신의 눈을 뜨게 해 주는 ‘심청이’라며, 여선생님은 활짝 웃었다. 

 


 
동네 한 바퀴가 만든 기적, 이산가족을 찾다!

<동네 한 바퀴> 1년은 기적 같은 사연도 만들어냈다. 방송 후, 서울 성북동 북정마을 토박이 주민인 90세 전광근, 김재동 부부가 40년째 만나지 못했던 이산가족을 찾았다는 소식이다. 전광근 옹은 1.4후퇴 때 서울로 피난 와 북한서 함께 내려온 유일한 가족이었던 조카 내외와 의지하고 살았단다. 그러다 조카 내외가 세상을 떠난 후로 연락이 끊겨 조카손녀와 조카손자를 만날 길이 없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조카손주가 지난 6월 초 <동네 한 바퀴>에 출연한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방송국으로 연락해 40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하게 됐다. 그 감동적인 소식을 들은 배우 김영철은 축하 케이크를 사들고 북정마을을 다시 찾았다. 가족이 다시 만나 한 상에 둘러앉아 먹는 김치와 된장찌개가 배우 김영철에게도 꿀보다 달았다. 

 


 1년 전의 약속 - 망원동 칼국수집 어머니

<동네 한 바퀴>가 1년 넘게 만난 사람들 중엔 유난히 ‘어머니’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배우 김영철은 1년 전, 서울 망원동의 칼국수 집 어머님에게 꼭 다시 오겠다고 약속했었다. 그 때 어머니 목에 머플러를 사서 둘러드렸었는데, 빨간색이 더 좋다던  말씀을 기억하고, 빨간 목도리를 사서 다시 어머님에게로 향한다. 약한 치매로 함양 고향집에 기억이 모두 가 있는 어머님은 과연 김영철을 기억하고 계실까?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조용히 돌아보며 우리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소중한 것들을 기억하고 싶다면, 12월 28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55화. 송년특집 - 따뜻했다 그 길들, 동네 두 바퀴] 편과 함께 하시길 권한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다시보기 55회

 

[55회]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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