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부품업계가 삼성전자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 확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이자 부품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ODM 확대 여부에 따라 국내 스마트폰 부품 생태계가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내년도 생산 계획과 ODM 확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삼성이 지난해 말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ODM 향방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ODM 방식으로 만든 스마트폰 '갤럭시A6s'를 출시했다. 올해 인도와 베트남에서 출시한 A10s와 중국에서 출시한 A60 역시 ODM으로 만들었고, 태블릿 '갤럭시탭A 8.0'도 ODM 제품이다.
이처럼 ODM 모델 수가 늘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세울 때가 되자 부품업계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업계에서 전망한 올해 삼성 ODM 물량은 3000만~4000만대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8월에는 삼성이 내년에 8000만~9000만대까지 물량을 두 배 이상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급기야 최근에는 이 숫자가 1억5000만대까지 뛰어올랐다. 삼성전자가 한 해 생산하는 스마트폰은 총 3억대다. 1억5000만대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두 대 가운데 한 대가 외주로 생산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통상 추석을 전후해 새해 사업 계획을 준비한다. 삼성이 내년에 스마트폰을 얼마나 생산할지 아직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최근 협력사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ODM 규모는 추정치일 공산이 크다. 그러나 삼성이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미리 내용을 놓고 협력사와 논의한다는 점에서 ODM 확대 기조는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고동진 사장도 ODM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고 사장은 지난 8월 뉴욕에서 가진 갤럭시노트 기자간담회에서 “130달러(약 16만원)대 이하 제품을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하기는 어렵다”면서 “우리가 생각한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ODM을 일정 부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관심은 '규모'와 '파장'이다.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까지 ODM을 하느냐에 따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ODM은 제품 설계부터 구매, 생산까지 하청업체에 맡기는 것이어서 삼성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부품 공급사 입장에서는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거래처가 삼성전자에서 ODM 업체로 바뀌기 때문에 계약 방식이나 결제 조건 등이 나빠질 수 있다. 삼성이 ODM을 많이 할수록 중소기업이 다수인 국내 부품업계에는 부담이 되는 구조다.
ODM 확대는 삼성전자 내부 조직 변화와도 맞물려 주목된다. 자체 개발 및 생산 모델 감소는 개발 인력 및 생산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공산이 짙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개발 인력이 지금도 많아 스마트폰 쪽을 담당하던 인력들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같은 액세서리로 이동했다”면서 “ODM을 확대하면 인력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이 1억대 이상의 대규모로 ODM 규모를 확대하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내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인력 감축과 중소 부품업계에 악영향을 불어올 대규모 ODM을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 1차 협력사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이슈이다”면서 “지금과 같은 정치·경제 상황에서 삼성이 부담스럽지 않겠냐”고 진단했다.
삼성은 통상 12월에 새해 사업 계획을 확정한다. 12월 중순에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전후해서다. 연말을 향할수록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의 ODM 전략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이다.
삼성의 휴대폰 외주생산 확대에 대해 국내에는 좋은 흐름으로 읽힌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하나하나의 국내 제조업계의 좋은 소식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출처 : 전자신문